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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습격사건 관련 사진

1. 정체불명의 네 청춘

바쁘게 장사 중인 주유소 앞에 서 있는 네명. 다짜고짜 아무 이유 없이 주유소를 박살 내고
- 주유소 사장 :  "이거 다 줄 테니까 주유소 부수지만 마라"
그런 일이 있은 후 며칠이나 지났을까요? 이번에도 그들이 나타납니다. 왜 주유소를 터는가? 그들이 주유소를 털러 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노마크 : "심심한데 주유소나 또 털까?"
고작 이게 전부였었죠. 이런 일을 한 번 겪어서인지 금고에 돈은 보이지 않고 
- 주유소 사장 : "너 같으면 한 번 당하고도 현찰 쥐고 있겠냐? 마누라가 다 챙겨갔어."
(아내가 가져간 돈 때문에 집으로 전화 한 주유소 사장)
- 주유소 사장 : "야 너는 아비 목소리도 몰라? 아이스크림이고 뭐고 빨리 엄마 바꿔 봐. 금방 병원 갔대" 흥분한 사장의 한마디에 돌변하는 패거리들. 
- 주유소 사장 : "이게 다 부모 욕 먹이고 다니는 거야"라는 말에 패거리는 분노하게 되고 주유소 내부를 부십니다. 때마침 손님이 나타나고 패거리 중 한 명이 어영부영 알바인 척 넘어가 보려 하지만 금액 설정하는 법을 몰라 달랑 만 원에 손님의 차에 기름 가득을 채워주는 배포를 보여줍니다. 그러고 나서 손님한테 현금을 받게 되는데요. 패거리는 주유소 직원들을 윗방에 감금하고 직접 돈을 벌어 챙겨가기로 작정하는데요. 
- 노마크 : "무조건 기름 최대로 채우자"
당연히 손님들은 반발하기 일쑤고 그런 손님은 한 명만 있는 게 아닙니다.
- 돈 안 내는 손님 : "못 내겠다면! 못 내겠다면 어떡할 거예요?"
돈을 내지 않는 손님들은 차 트렁크에 가둬버렸죠. 얼렁뚱땅 넘어가려던 그들 앞에 나타난 또 다른 불량 학생들. 알고 보니 주유소 직원인 건빵에게 돈을 뜯으러 온 것이었죠. 불의를 저지르는 건 참아도 보는 건 참을 수 없는 패거리. 그러나 분위기 파악 못한 학교 짱은 
- 학교 짱 : "넌 죽었어 알았어?" 
계속해서 건빵에게 시비를 걸고 무대포는 둘에게 대결을 제안합니다. 알고 보니 핵 주먹을 가지고 있던 건빵. 한편 고된 노동으로 출출해진 패거리는 사장을 시켜 중국집 음식을 배달시킵니다. 그러고선 혹여나 무슨 짓을 할까 모든 전화를 박살 내버리죠. 여기서 끝나면 다행인데 갑작스레 경찰들까지 주유소로 들이닥칩니다. 잘 듣고 있는데 늘어져 버린 카세트테이프까지 일이 잘 풀리지 않자 화가 나 있던 딴따라는 다짜고짜 사장을 불러 이런 요청을 합니다. 
- 딴따라 : "노래하라고!"
- 주유소 사장 : "여기서 무슨 노래를 하라는 거야..." 라고 하더니 노래를 시작합니다. 마침 중국집 음식이 배달 오고 
- 철가방 :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배달을 시키고 그러십니까?"
- 주유소 사장 : "왜냐고 왜 그런지 묻지를 마라~"
한참 끗발 받던 배달부가 투덜대느라 사장의 구조 요청도 무시한 채 사라져 버리게 되는데 짱과 함께 왔던 일행 중 하나가 도망쳐 큰 형님들을 대동하고 주유소로 달려가는데 그러나 싸움에서 그들을 당해 날 재간은 없고 그 틈에 사장은 도망쳐도 보지만 잡힙니다. 양아치 무리와 싸우느라 버리게 된 음식들. 이에 다시 배달 온 배달부. 듣고 싶을 때 음악을 못 들으면 미쳐버리는 딴따라는 양아치 일행을 데려와 무작정 음악을 시켜보는데요. 우연히 주유소에 들른 프로듀서의 눈에 띄는 일까지 생기고 말죠. 명함까지 주고 갑니다. 대체 이 동네가 어떤 동넨지는 몰라도 한밤의 주유소에서 한 성격 하는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손님들이 아닌 인질들로 성황을 이루는 주유소. 돈 많다고 무시하는 손님들을 혼내 주는 일까지 한 순간도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아버지에게 일하는 걸 들킬까 봐 숨어있던 건빵과 실랑이를 하다 사장이 숨겨 놓은 돈을 발견하게 된 패거리. 인질들은 도망가고 상황은 끝난 거 같으니 이게 남은 건 퇴근뿐. 하지만 패거리가 쏘아 올린 작은 공으로 인해 폭주족과 조직 폭력배까지 딱 맞춰 등장합니다. 이런 상황에 경찰까지 빠지면 섭섭하죠? 그렇게 혼한하디 혼란한 대 난투극이 벌어지고 패거리의 리더 노마크가 상황을 한순간에 정리합니다. 그들에게도 사연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노마크는 하고 싶었던 운동을 어려운 가정상황에 대한 차별로 그만둬야 했고 페인트는 부모님의 반대로, 딴따라는 가난한 음악 생활로 생긴 빚 때문에 무대포는 억울한 누명 때문에 이처럼 그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저 하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하지 못한 채 억눌려 살아야만 했습니다. 사회에 억눌리기보다는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뛰놀며 방황하는 청춘들. 그렇게 유유히 빠져나가면서 다사다난했던 주유소의 하루도 저물어갑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던진 유쾌한 위로 한 방! 주유소 습격사건이었습니다. 

2.  네 주인공

"무대포, 딴따라, 노마크, 페인트"
그 당시 캐릭터 코미디 영화의 끝판왕. 모든 캐릭터가 이름 대신 별명으로 불린 주유소 습격사건. 1999년 당시 활성화되기 시작한 PC통신이 활성화되면서 PC통신 덕분에 아이디(ID) 개념이 생겨나면서 주인공의 이름이 없는 영화도 익숙하게 받아 들어지게 된 것인데요. 캐릭터가 가진 별명 덕분에 각자의 사연이 더 부각되는 효과로 작용하였습니다. 당시로서는 정말 파격적인 시도였죠. 김상진 감독이 별명으로 설정하게 된 이유는 이름을 지어주는 게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배우들이 연기하기가 더 쉬울 것 같아서라고 답변하였습니다. 
무대포 : 단순하고 무식한 캐릭터, 덩치가 큰 캐릭터 "난 한 놈만 패!" "전부 대가리 박아!"
딴따라 : 음악에 미쳐있는 캐릭터, 노란장발, 벨벳 소재 남방, 뱀피 바지, 웨스턴 부츠... 거리에서 만나면 아주 부담스러운 캐릭터 - 딴따라를 맡은 배우는 청소, 설거지, 심부름까지 모두 해가면서 배역을 땄다고 합니다.
주유소 사장 : 비겁하고 찌질한 캐릭터 등등
노마크 : 딱봐도 주인공, 기성세대에게 처절한 복수를 하는 캐릭터
캐릭터를 단순화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관객들도 만화영화처럼 되게 몰입하면서 봤다고 합니다.
IMF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지쳐있었던 한국사람들. 이유에 대한 답을 찾는 것조차 힘들었던 심경을 대변해주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도 있었습니다.

 

3. 네 주인공의 결핍을 극복

결정적인 순간, 네 주인공은 기지를 발휘해 상황을 수습합니다.
폭력배와의 협상: 폭력배들과의 대치에서 네 주인공은 물리적 충돌 대신 교묘한 심리전과 기습 전략을 사용해 그들을 제압합니다.
경찰의 혼란 이용: 경찰이 도착했지만, 주유소 안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비난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바람에 네 주인공은 오히려 주유소를 빠져나갈 기회를 얻게 됩니다. 주유소에서 벗어난 네 명은 자신들의 우발적 행동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들은 각자의 인생이 막다른 길에 부딪혔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서로에게 의지하며 새로운 희망을 발견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네 명은 주유소를 뒤로하고 떠나며 새로운 시작을 암시합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도망이 아니라 자유와 변화에 대한 상징으로 그려집니다. 영화의 결말은 웃음과 감동을 함께 전달합니다. 코미디적 요소: 경찰, 폭력배, 주유소 직원들이 모두 얽히면서 어수선한 상황이 코믹하게 묘사됩니다. 주유소 습격 사건은 단순한 소동이 아니라, 네 주인공이 각자의 결핍을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계기가 됩니다. 영화는 특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지만, 네 명의 주인공이 떠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희망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여지를 남깁니다. 이 결말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유쾌한 사건들로 인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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