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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키드 관련 사진

    1. 글린다 설정의 변경

    작중 글린다는 오즈의 마법사에서 북쪽의 착한 마녀로 등장합니다. 도로시에게 마법의 신발을 건네주고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내주는 역할을 하죠. 하지만 위키드에서는 굉장히 세속적인 인물로 등장하며 인기에 집착하는 캐릭터로 묘사되었습니다.  물론 너무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보는 내내 기분은 좋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엘파바와의 이별이 더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나름의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사실 정통 귀족출신이 아니며 부모 중 한쪽만 귀족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부와 지위를 가지고는 있었지만 반쪽짜리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그녀의 마음 한편에는 큰 열등감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죠. 때문에 소설에서는 학장인 모리블이 이를 비하하는 말로 "반쪽 자리 귀족이라 돼지우리도 익숙하시죠?"라며 글린다를 상처 입히는 장면과 자신의 뜻대로 이용하려던 내용까지 등장하기도 하고 영화의 원작이 된 뮤지컬과 1부에서 완자인 '피예로'를 사랑하게 된 이유, 그리고 엘파바를 따라가지 못하고 마담과 마법사에게 편승하는 진짜 이유는 엘파바의 신념과 정의에 공감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신분적 열등감을 극복하고 싶었던 세속적 욕망이 더 강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2부에서는 결국 마법사의 확성기가 되어 엘파바를 사악한 마녀로 몰아가게 됩니다. 밝고 명랑했던 글린다가 내내 쓸쓸한 표정과 시니컬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유인 것이죠. 위키드 소설에서는 이런 서사를 볼 수 없고 더 현실적으로 묘사하였습니다. 그녀는 졸업 후 오즈의 귀족 부잣집 남자에게 시집을 가버리는 설정, 북쪽의 거주하는 것과 그녀가 대학에서 마법을 전공했던 점 때문에 북쪽의 착한 마녀로 묘사될 뿐 학생 때 엘파바와 이별한 후 별다른 서사가 그려지지 않습니다.

    2.  글린다가 사랑한 남자 '피예로'

    영화에서는 둘의 관계를 연인처럼 묘사했었으나 엘파바와 사자를 구해준 사건 이후 그녀에게 냉소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피예로'가 엘파바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며 앞으로 벌어질 삼각관계를 암시한 것이죠. 엘파바의 시간정지 마법에 '피예로'만 걸리지 않았던 것 또한 그들의 마음이 이미 하나로 서로를 향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소설에서도 그들의 관계를 굉장히 농밀하게 묘사합니다.  한두 번 등장하고 마는 게 아니라 보기 불편할 정도로 계속 나오다 보니 이럴 것까지 있나 생각하게 되고 더 불편한 이유는 '피예로'가 아이를 세 명이나 가진 유부남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고향의 처자식들을 버리고 사랑을 찾아 떠나온 그는 엘파바와 동거를 하는데요. 딱히 큰 액션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혁명 활동을 지지하다가 정부의 군인들에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뮤지컬에서 또한 비슷한 이유로 체포를 당하는데요. 그냥 죽는 것보다 조금 더 비극적일 수 있는 게 잡혀서 고문받던 그를 마음 아파하던 엘파바는 그에게 마법을 걸어 고문에도 고통받지 않게 해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그는 고문을 받아도 고통받지 않는 허수아비로 변하게 됩니다. 이는 타인을 위한 선의가 꼭 좋은 결과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교훈을 주고 선행과 악행의 애매한 기준을 비유하기 위한 설정이며 엘파바가 처한 현실을 극한의 벼랑 끝으로 몰아감으로써 서사를 더 극적으로 만듭니다.

    3. 동물들 이야기 

    영화의 원작에서는 지적 능력을 가진 동물과 지적 능력이 없는 동물을 구분합니다. 그리고 지능이 없는 동물들은 우리 시대의 가축처럼 여겨졌지만 지능이 있는 동물들은 인간과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교육을 받았고 작중 드릴몬드 교수처럼 대학에서 직업을 가질 수도 있었죠. 하지만 언제부턴가 지능을 가진 동물들이 행방불명되는 사건, 혹은 말을 하는 능력을 상실하는 일이 벌어지게 되었고 역사 교수로 등장한 염소 드릴몬드 박사 또한 지적 동물을 비하하는 문구를 확인한 후 분노하다가 군인들에게 잡혀 나갔습니다. 이는 영화의 후반에서 오즈의 마법사에 계략인 게 밝혀지긴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가 왜 동물을 탄압해야 했으며 어떤 과정으로 그들의 지능까지 빼앗았는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가 마법을 쓸 줄 모르는 사기꾼인 게 밝혀졌기 때문에 혹시 마담 모리블이 마법을 쓴 건가 합리적 의심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원작에서 그들은 어떠한 마법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놓고 지적 동물을 탄압하고 잡아들였습니다. 그러니 학장 모리블 또한 동물 교수들의 면전에 대고 동물들은 인간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 등 정부의 동물 탄압 정책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동물들은 처음에는 저항했지만 결국 잡히고 죽어 나가다 보니 스스로 인간 사회에서 격리되는 선택을 하게 되고 교육을 받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하는 방법을 잃게 되었습니다. 이를 빠른 서사로 전개시키려다 보니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묘사한 것이죠. 이에 드릴몬드 교수는 인간과 동물이 사실 다르지 않다는 점을 찾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합니다만 정말 무언가를 찾은 건지 어느 날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되게 됩니다. 이는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가 특정 개인과 집단을 어떻게 망쳐 가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며 억압과 차별이 만연한 정치를 비판하게 만들고 개인의 자유와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합니다. 그래서 에메랄드 시티는 이런 획일화된 통치를 상징하듯 하나의 색으로 이뤄진 것이며 원작에서 엘파바는 이 사건을 계기로 학교를 그만두며 지하로 숨어들어 사회 혁명가로 활동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마법사가 동물 탄압정책을 시행한 이유는 과거 국가들이 침략 전쟁을 통해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왕권을 강화했던 것처럼 공공의 적을 만들고 그들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여 대중을 지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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