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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관련 사진

    1. 주제와 스토리의 모티브

    영화의 작중 캐릭터들은 실제 인물들을 모티브로 차용한 것입니다.

    - 주인공 마히토는 미야자키 하야오
    - 왜가리는 지브리의 대표이자 마케팅을 담당하는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
    - 큰 할아버지는 미야자키의 선배이자 평생의 라이벌이었지만 이번 영화 제작 중 폐암으로 사망한 타카하타 이사오
    - 키리코는 바람이 분다까지 지브리 영화의 채색을 담당했던 야스다 미치오
    이렇게 주변 인물들로 모델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실제 인물들을 모티브로 사건을 전개해 나간 이유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절대로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라는 점을 주제의식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목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어렸을 때 가장 인상 깊게 봤던 요시노 겐지부로의 소설이며 전체적인 주제를 반영했지만 스토리는 전혀 차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작품의 아이디어는 존 코널리의 '잃어버린 것들의 책'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작품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공습을 받고 있는 일본이며 마히토의 아버지는 전투기의 부품을 공급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엄청난 돈을 번 부자로 묘사되죠. 이 부분은 실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며 미야자키 하야오가 반전주의를 표방하고 일본이라는 국가를 증오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회고입니다. 하지만 감독은 전쟁과 이를 일으킨 조국을 싫어해서 음악 음악조차 듣지 않았음에도 아버지의 공장을 견학하는 걸 좋아했고 전투기나 탱크 등 밀리터리 무기들을 그리는 게 취미가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쟁의 수혜를 입으며 철없고 풍요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고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감독은 이 시절 자신의 모습이 너무 모습적이며 가식적으로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이런 자신의 비겁한 모습과는 대조되는 소년 소녀들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지브리가 탄생한 동기이자 악의 속에 피어난 선의였던 셈이죠.

    2. 돌의 능력과 비밀 

    마히토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친동생과 결혼하는 내용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는데요. 이는 '소로레이트'라는 일본의 문화 가문 간에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자산을 보존, 대가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 여자가 임신을 못하거나 혹은 사망하여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되면 자매 중 한 명이 연대책임을 물어 대신 자녀를 낳아 줘야 하는 제도입니다. 비교적 현대까지 남아있던 제도였으며 이제는 터부시되고 있긴 하지만 일본은 아직도 사촌 간 결혼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돌'이란? 설명이 부족했던 '돌'의 능력, 비밀!! 그리고 주인공의 어머니의 집 앞에 떨어진 커다란 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작품에선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굉장히 짧고 빈약하게 묘사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마당에 떨어진 이 돌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니며 돌과 계약을 맺으면 이 세상과 별개의 세상 즉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됩니다. 작중 큰 할아버지는 돌의 힘을 눈치채고 주변의 건축물을 지어 돌을 가리고는 자신이 그 돌과 계약을 맺습니다. 그리고 그는 돌의 힘을 빌어 또 다른 세상을 창조했고 혼자 그곳에서 살아가게 되죠. 하지만 큰 할아버지가 노쇠하면서 그가 만든 세계를 물려줄 사람을 필요했고 주인공을 후계로 삼기 위해 이 세계로 데려왔던 겁니다. 돌과의 계약은 오직 피를 이어받은 자에게만 계승할 수 있었으니까요.

    3. 새의 의미

    작중에는 세 종류의 새가 등장합니다. 왜가리, 앵무새, 펠리컨인데요. 왜가리는 예로부터 이승과 저승을 오갈 수 있는 시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신의 사자라고 여겨지는 생물이죠. 작중에서도 대 할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이 세계와 현실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듭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왜가리의 이름은 '아오사기' 일본의 유명한 요괴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 작중 왜가리는 신성한 대상과 불길한 요괴의 속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대상으로 표현됩니다. 인간의 이중성을 상징하기 위해 설정된 캐릭터인 거죠. 펠리컨은 먹이가 없어지면 자신의 부리로 몸을 찔러 피를 내고 이를 자식들에게 먹게 하는 존재로 무조건적인 자기희생, 헌신과 사랑을 상징하는 새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펠린컨의 행태를 다르게 표현하는데요
    존속을 위협받을 정도의 궁지에 몰렸을 때 우리는 어떻게 변모하는지 이러한 변화를 과연 악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건지 질문하기 위한 장치로 삽입한 거라 볼 수 있습니다. 앵무새의 특징은 누군가의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 즉, 모방을 상징합니다. 이 때문에 인간과 동물을 연결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지만 모방은 할 수 있어도 창조를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수동적이고 어리석은 존재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중 펠리컨과 왜가리는 굉장히 디테일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되었으며 새가 가진 속성을 그대로 보여줍니다만 앵무새는 우스꽝스럽고 바보같이 묘사될뿐더러 새보다는 인간의 형태에 가깝게 그려지는데요. 일관성과 작화 방식을 해치면서까지 이런 방식으로 묘사한 건 모방과 답습만을 반복하다 주체성을 잃고 인간의 행동을 따라가는 모습을 통해 무비판적이고 맹목적인 답습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를 보여주는 장치로 사용된 것이죠. 이는 무덤에 쓰여 있는 글귀를 통해서도 함께 표현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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