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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보통의 연애 관련 사진

    1. 소문의 그 여자와 재훈

    이 영화는 3 진상으로 시작합니다. 
    첫 번째 진상은 본인이 절대 꼰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꼰대 직장 상사죠.
    두 번째 진상은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찾아와서 남들 다 보는 앞에서 청혼하는 남자.
    - 전 남자친구 : "선영아, 사랑해. 나랑 결혼해 줘."
    전남자 친구의 최대 단점은 기계적인 웃음 같네요. 누가 봐도 가식!!
    피해자는 쪽팔려서 죽을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 진상은 술 먹고 헤어진 여자에게 "자니?"라고 문자 보내는 남자입니다.
    맞춤법까지 깨알같이 틀려주면 금상첨화죠.볼썽사납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찾아보기 어렵지도 않은 보통의 범주의 속하는 일들. 간밤에 영혼과 육신이 붕괴를 했나 안 했나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숙취 속에 남자는 눈을 뜹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엔 전혀 다른 종류의 쪽팔림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재훈 : "통화했다고 나오는데 기억이 안 나네"
    - 대표 : "잘못 걸려온 거 아니야?"
    - 재훈 : "전화 두 시간 했어"
    두 시간 하고도 7분이면 인천국제공항에서 뜬 비행기가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날아갈 시간인데 도대체 누구랑 이야기를 했다는 거죠? 다시 전화를 걸어보면 알 수 있는 일이긴 합니다만 사무실에 전화를 받으며 들어오는 여자는... 공개 청혼 쪽팔림 때문에 피살당할뻔했던 그 여자. 얼마 전 재훈의 회사에 입사했던 바로 그 여자.
    - 전 남자 친구 : "네 맘대로 헤어지냐?"
    - 선영 : "너도 네 맘대로 바람피웠잖아"
    남자 친구가 바람피우다가 걸리니까 바로 맞바람 피우고 걷어차버렸다는 소문이 쫙 깔린 그 여자.
    먼저 반말하니까 바로 맞 반말로 응수하던 그 여자.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 재훈 : "어제 우리가 통화를 했었나 새벽에?"
    쓸데없는 뒷말 더 나오기 전에 사과하고 넘어가려는데 
    - 선영 : "저는 먼저 들어갈게요 두 분이..."
    - 병철 : "간대 간대 바람피우러 간대. 바람피운 적 있다면서요?"
    전에 전 남자친구와 대화하는 내용을 엿들었던 재훈이 병철한테 말했던 거죠. 
    병철로 인해 간단하게 사과하고 넘어가려던 계획은 술판으로 이어지고 어쨌든 사과는 해야겠습니다.
    - 재훈 : "전 남자 친구 얘기 그렇게 함부로 해서 미안해"
    - 선영 : "뭐 얘기한 것도 없어요. 그냥 울기만 했으니까"
    - 재훈 : "두 시간을? 왜 안 끊었는데?"
    - 선영 : "아무도 자기 얘기 안 들어준다고 우는데 불쌍해서"
    왠지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고 말이죠.
    - 재훈 : "같이 한잔 할래?"
    대화는 시작됐지만 어째 두 사람의 입장은 많이 다릅니다.
    의견이 다를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겁니다. 
    - 선영 : "나랑 게임 하나 안 할래요?"
    그런데 소주가 좀 들어가니까 까칠하던 여자는 갑자기 부드러워집니다.
    - 재훈 : "너랑 세수하고 싶다?"
    때마침 선영의 친구가 등장합니다. 아마 이 친구가 나타나서 뜯어말리지 않았다면 정말 상상하는 세수를 했겠죠.
    술 마실 땐 그렇게 찐했던 사이가 세상 어색해진 다음 날 두 사람은 서로 불편해하면서도 회사에서 계속 엮입니다.
    엮이지 않을 땐 남자가 여자를 불러내죠. 집 앞으로 나간 선영. 이번에는 좀 맨 정신으로 이야기 하나 싶었지만 술에 취한 채 찾아왔죠. 남자는 꼬부라진 혀로 툭 던지듯이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 재훈 : "바쁘기만 한 게 미안해서 걔한테 얘기도 안 하고 반차까지 써서 결혼 전 신혼집으로 일찍 퇴근했었어. 현관에 낯선 남자의 구두, 식탁에서 식사를 같이한 그릇들" 
    그저 보통의 평범한 사랑을 꿈꿨던 재훈. 왜 매일 같이 술을 마시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우리는 성급한 키스를 꿈꿨던 남자가 어쩌다가 골절 타박상을 당했는지도 알게 되죠. 어느 날 회사의 대표는 단체 주말 등산을 제안합니다. 점점 뒤처지는 그녀의 곁에 남자가 다가왔습니다. 여자는 그동안 말하지 못한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죠.
    - 선영 : "나도 정말 죽었다고 생각하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 헤어지자는 말도 없었다? 그냥 연락이 안 됐고 그걸로 끝이었어 근데 가끔 궁금하다. 어떻게 사는지 결혼은 했는지"
    될 듯 말 듯 줄타기를 하던 두 사람은 등산 후 뒤풀이에서 불이 댕겨집니다. 이번엔 말려줄 친구도 없었는데 선영이 재훈에게 입을 맞춥니다. 결국 둘은 하루를 같이 보냅니다. 이제 정말 두 사람은 보통의 연애를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2. 사랑에 정말 중요한 것

    둘은 화해하고 진심을 나누며 고백을 실토합니다. 재훈은 결혼까지 생각했었던 과거 전 여자친구의 바람이라는 배신으로 인하여 신뢰와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재훈은 선영이를 진심으로 좋아하지만 자신의 불안함이 상대방 즉, 선영에게 상처를 줬음을 인정하고 사과합니다. 선영이도 역시 자신이 상처받았던 과거와 관계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모두 털어놓는데요. 선영이는 재훈에게서 전 남자 친구와 다른 진솔함과 따뜻함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하며 재훈의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습니다. 재훈과 선영은 서로 오해했던 부분과 싸웠던 부분들을 잘 풀어나가면서 서로에게 다시 다가갑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둘이 함께 술자리를 즐기면서 농담을 주고받는 여느 연인과 다름없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과거로부터 상처를 딛고, 다름과 공감을 받아들이며 현실적이고 누구보다 솔적한 연애를 시작합니다. 사랑은 항상 아름답지 않다는 모습들을 보여줬으며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는 부분도 드러납니다. 과거의 상처에 갇혀있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찾아가는 재훈과 선영, 두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감동을 전달하고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와 달리, 거칠고 직설적인 대화 속에서도 사랑이 싹트는 과정을 보여줬습니다.

    3. 하나의 장르가 된 공효진 배우

    이 영화는 보통의 연애를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보통의 연애까지 가는 길을 보여주는 영화죠. 애써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을 만났을 때, 험한 산을 오르는 길에 말없이 내 등을 밀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정말 보통의 연애는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거겠죠. 대한민국 모든 남녀의 연애 이야기를 보여주는 거 같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공효진 배우는 12년이 지났는데 더 젊어 보였어요. 현실감 200% 가장 보통의 로맨스. 너무 과장되지도 그렇다고 밋밋하지도 않았습니다. 요즘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찾기 어려운데 아무래도 남녀의 로맨스라는 틀을 벗어나기 힘들고 이야기보다는 배우 의존도가 높은 장르라서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가장 보통의 연애도 로맨스라는 틀 속에서 디테일로 가는 내용이지만 누가 연기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공효진 배우를 매우 좋아하는데요. 공효진 배우가 출연했던 영화를 보면 장르를 많이 넘나 들기 때문에 굉장히 모험적인 배우로 느껴졌습니다. 한국 대중문화 안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초월해서 '공효진'이라는 하나의 장르가 존재한다 생각합니다. 공효진 배우는 드라마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하니까 영화에서는 과감한 캐릭터로 도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한다고 얘기하였습니다. 이 말이 너무나도 매력적이게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모습, 색다른 연기로 그녀만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던 거죠.
    미련에 젖은 남자 재훈.
    사랑에 쿨한 여자 선영.
    정반대라 더 매력적이었던 두 주인공. 로맨틱 코미디면서 매력적인 영화를 느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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