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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키드 관련 사진

    1. 영화를 만든 이유

    이번 영화는 오즈의 마법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한 다리씩 건너가며 많은 각색을 거쳤어요. 영화 위키드의 원작은 다들 아시다시피 브로드웨이 최고의 뮤지컬 위키드입니다. 그리고 이 뮤지컬 위키드의 원작은 소설 위키드이고요.
    소설 위키드(오즈의 마법사) 》 뮤지컬 위키드 》 영화 위키드
    굳이 계보를 따지는 이유는 한번 각색이 이루어질 때마다 내용이 크게 크게 바뀌기 때문이며 인트로나 외국 예고편에 잠깐 등장하는 도로시와 친구들의 모습, 영화에 등장한 에메랄드 시티, 마법사, 글린다 그리고 사악한 서쪽 마녀가 된 녹색의 엘파바는 모두 오즈의 마법사의 등장인물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죠. 그러니 2부에서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탄생 배경까지 다루게 되는데요 스토리가 그렇게 밝고 희망적이지는 않습니다. 누가 누군지만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엘파바와 '피예로'가 구해준 사자는 겁쟁이 사자로 글린다를 짝사랑한 보크는 심장을 잃은 양철 나무꾼, 존잘남 '피예로'는 허수아비가 돼요. 그리고 엘파바와 동생 네 사 로즈는 각각 동쪽과 서쪽의 사악한 마녀가 되는 설정입니다.
    원작 오즈의 마법사에서도 사실 도로시를 제외하면 그렇게 희망적이라기보다 현실에 타협하고 정신 승리를 하는 결말이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영화 1편에 주인공들에게는 다소 암울한 전개가 예고되어 있는 것이죠. 작가는 위키드란 작품을 어린이 소설의 틀에서 벗어난 어두운 주제 의식과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 했고 특히 사회가 표방하는 선과 악을 이분법적 사고로 정의하며 대세에 편승하는 전체주의와 우매한 대중들, 그리고 시대적 상황을 비판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작품은 오즈의 마법사에서 악역으로 묘사된 사악한 마녀 엘파바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구성했으며 그녀는 언제부터 악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작가는 이러한 주제의식을 더 친숙한 방법으로 고찰하기 위해 위키드뿐 아니라 백설공주와 마녀의 캐릭터를 재설정한 '거울아 거울아',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언니들의 시점에서 다시 바라본'신데렐라 언니의 고백'등 일부러 아동문학을 비틀어 성인들을 위한 소설로 리메이크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었죠
    그리고 여기에는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결핍 그리고 동성애자였던 작가 본인이 세상에 느꼈던 차별과 괴리감이 녹아들어 져 있습니다. 그러니 위키드에서도 엘파바의 어머니가 없었던 것. 그리고 그녀가 남들과 다른 녹색의 피부를 가짐으로써 경계의 대상이 되며 소외되는 상황과 마법으로 비유되는 비범한 능력 모두 사실 자기 자신을 투영하며 사회를 비판하기 위한 장치라 해석할 수 있는 것이죠.

    2. 뮤지컬과 다른 점

    뮤지컬과 영화는 같은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2부의 스토리를 알고 싶다면 뮤지컬의 설정을 기억하면 될 거 같습니다.
    먼저 위키드의 주인공 엘파바는 원작에서 그저 사악한 마녀로 나와 도로시에게 죽임을 당하지만 위키드에서는 사악하는 설정 보다 동물들을 억압하는 사회에 저항하고, 이를 계략 한 마법사와 대립하다 희생당하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이는 사악하다는 게 본질적인 악함을 뜻하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권력이나 사회체계에 대립하는 의견이나 행동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개인의 신념 없이 대중적 사고에 편승하는 게 얼마나 위험하며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는지 비유합니다. 또한 영화에서 그녀는 마법적 재능을 가지고 있어 그리머리를 해독하고 마법을 부리는 설정이 등장하는데 원작에서는 그리머리를 조금 읽을 수 있을 뿐 이를 활용해서 뭔가를 해내지는 못합니다. 마법의 지팡이 또한 다른 마녀에게 선물을 받은 걸 타고 다니는 설정이고 전공도 마법이 아닌 생명공학이다 보니 작중 날개 달린 원숭이도 마법이 아닌 직접 수술을 통해 달아 줍니다. 평생의 꿈 또한 피부색을 바꾸는 거라 마법사를 찾아가는 설정도 없고 마법사와의 대립 또한 마법적 재능 때문이 아닌 동물들을 억압하는 정부의 정책 때문에 그를 찾아갔지만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아 발생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학교를 그만두고 잠적하여 레지스탕스로 전직했고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들을 암살하기 위해 일을 꾸미지만 아무것도 성공하지는 못합니다. 

    3. 엘파바와 네 사 로즈의 출생의 비밀

    **엘파바의 출생의 비밀**
    엘파바의 출생의 비밀 또한 다른 점이 많습니다. 과연 아버지는 누구일까요? 영주였던 아버지가 출장을 떠나간 사이 어머니가 녹색의 약병을 든 어떤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데요. 그 남자는 위키드의 모든 콘텐츠에서 오즈의 마법사로 묘사됩니다.
    작중 엘파바가 초록색 약병을 어머니의 유품이라고 가지고 있었던 것과 오즈의 마법사가 딸이 있었다면 좋겠다는 말을 굳이 복선처럼 엘파바에게 흘렸던 이유였는데요. 하지만 소설에서는 엘파바의 엄마가 적나라하게 바람을 피웠다는 설정은 나오지 않고 목사였던 아버지가 출장을 떠나간 사이 찾아온 이방인이 엘파바의 엄마에게 녹색병을 건네며 마시게 했고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에서 그녀를 겁탈했습니다. 그리고는 열기구를 타고 날아가 오즈의 마법사가 되었다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그는 소설의 마지막 도로시를 이용해 엘파바를 죽이는 데 성공하고는 그녀가 가지고 있던 녹색 약병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제야 엘파바가 자신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되고 후회하며 오즈를 떠나는 게 마지막 장면입니다. 영화 또한 계속 녹색의 약병을 강조하는 걸 보면 마법사가 엘파바의 친아버지라는 설정만큼은 그대로 따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 엘파바의 동생 네 사 로즈의 출생의 비밀**
    작중 다리를 쓰지 못하는 설정으로 묘사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유리 구두를 선물해 주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혹시 그가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눈을 의심했는데요. 원작에서는 그녀가 다리가 아닌 두 팔이 없는 상태로 태어났기 때문에 사실 신발을 선물하는 건 그렇게 이상한 설정이 아니었죠. 그녀가 장애를 갖고 태어난 이유는 네 사 로즈까지 녹색의 피부로 낳고 싶지 않았던 그녀의 엄마와 유모가 한 집시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약을 처방받은 것 때문인데요. 그녀는 반드시 효과가 있을 거라 장담했고 두 딸들이 오즈의 역사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거라며 약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약 때문에 네 사 로즈는 기형을 갖고 태어난 것이며 후에 약을 건넨 집시의 정체는 오즈의 마법사가 살던 원래 세계에 수호천사 야클로 밝혀졌습니다. 그쪽 세계의 마법사와 수호천사들이 각각 오즈의 세계로 넘어와 엘파바는 녹색으로, 네 사 로즈는 장애인으로 만들어버린 것이죠. 이렇듯 상황 자체도 비극이지만 그녀에게는 또 다른 출생의 비밀이 숨어 있었는데요. 쉬즈 대학의 입학 때 선물 받은 유리 구두는 어머니의 유품이라고 묘사되었지만 사실 엄마, 아빠 모두의 유품입니다. "아버지는 살아있잖아?"라고 하겠지만 네 사 로즈를 끔찍이 사랑하는 그분은 친부가 아닙니다. 어머니인 멜레나는 유리공예사(불륜남) 터틀 하트와 지속적으로 바람을 피웠고 네 사 로즈와 남동생 셸까지 두 명의 아이를 낳았습니다. 첫째인 엘파바 또한 마법사와의 사이에서 나온 아이였기 때문에 사실상 영주 프렉스의 친자식은 세상에 없는 것이죠. 그것도 모르고 아빠(프렉스)는 아내의 구두에 그녀가 계속 바람을 피워왔던 터틀 하트가 만든 유리장식을 붙여 선물을 한 것이며 이 구두는 후에 네 사 로즈가 가문을 이어받아 동쪽 트롭 가문의 영주가 되었을 때 상징처럼 신고 다녔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지배권을 상징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 또한 대학에서 마법을 전공했고 다스리고 있던 마을이 동쪽이었기 때문에 동쪽의 마녀라고 불렸던 것이죠.
    그래서 원작인 오즈의 마법사의 상황처럼 돌풍에 휘말려 오즈의 세계로 넘어온 도로시의 집에 깔려 죽을 때까지 마법사와 대립하며 동쪽 지역을 다스리는 영주로 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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